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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잡썰

하얀 연기, 새 희망 : 미국 출신 첫 교황 레오14세의 교황 선출과 바티칸의 미래

by 컬스터디 2025.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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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 아버지였던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선종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깊은 슬픔과 애도 속에서도, 가톨릭 교회는 새로운 목자를 맞이하기 위한 역사적인 절차에 들어갔고, 마침내 2025년 5월 8일,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며 새 교황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바로 미국 출신 첫 교황이 된 레오 14세입니다.
오늘은 조금은 늦었지만 이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하며, 성스럽고도 조금은 신비로운 교황 선출 절차 '콘클라베'는 무엇인지, 그리고 새로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은 어떤 분이며 그의 선출이 앞으로 바티칸과 가톨릭 교회, 나아가 전 세계에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기까지: 교황 선출 절차 '콘클라베'란?

"교황은 어떻게 뽑는 걸까?"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일 텐데요. 교황 선출은 '콘클라베(Conclave)'라고 불리는 특별한 절차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Conclave - PixaBay

콘클라베, '열쇠로 잠근 방'

라틴어로 '열쇠로 잠근다(cum clavis)'는 뜻입니다.

외부 세계와 완전히 차단된 비밀스러운 환경에서 오직 기도와 숙고를 통해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전통입니다.

누가 교황을 뽑나? 추기경 선거인단

전 세계 추기경들 중, 교황 유고(사망 또는 사임) 시 만 80세가 넘지 않은 분들이 선거권을 갖습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투표를 진행합니다.

역사적인 장소, 시스티나 성당

투표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같은 위대한 작품으로 둘러싸인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서 열립니다.

추기경들은 이곳에 함께 머물며 외부와의 모든 접촉이 금지된 채 선거에 임합니다.

비밀투표와 3분의 2 득표

하루에 오전, 오후 두 차례씩 (총 4회까지) 비밀투표가 진행됩니다.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참석한 추기경의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합니다.

연기로 알리는 결과

투표가 끝날 때마다 투표용지를 태워 그 연기 색깔로 결과를 외부에 알립니다.

  • 검은 연기
    아직 새 교황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 하얀 연기
    마침내 새 교황이 선출되었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이때 성 베드로 대성전의 종도 함께 울려 퍼집니다.

"하베무스 파팜!" (Habemus Papam!)

하얀 연기가 피어오른 후, 수석 부제 추기경이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발코니에 나와 "하베무스 파팜!" 즉, "우리에게 교황이 생겼다!"라고 외치며 새 교황의 이름과 그가 선택한 교황명을 전 세계에 공표합니다.

이후 새 교황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 첫 강복(Urbi et Orbi - 로마와 온 세계에)을 내립니다.


유구한 전통, 교황 선출의 역사

교황 선출 방식은 초기 교회에서는 지역 성직자와 신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변화를 겪었습니다. 

특히 중세에는 세속 군주들의 입김이 작용하며 혼란을 겪기도 했죠.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외부의 부당한 간섭을 막기 위해 11세기 이후부터 추기경단에게 교황 선출권이 집중되는 지금의 콘클라베 제도가 점차 확립되었습니다. 

이는 교회의 독립성과 선거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오랜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콘클라베 전, 세계의 이목과 작은 논란

 

이번 콘클라베를 앞두고도 전 세계의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어 어떤 인물이 베드로의 후계자가 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전망과 분석이 쏟아졌죠.
한편, 콘클라베 직전에는 작은 논란도 있었습니다. 

AP통신,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자신이 교황 복장을 한 이미지를 소셜 미디어에 게시하여 일부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 비판이 일었습니다. 

AI로 합성된 교황 복장을 한 트럼프

YTN 등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차기 교황으로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교황이 되고 싶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고, 뉴욕 대교구장인 티모시 돌란 추기경을 좋은 후보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발언과 이미지는 중요한 종교적 절차를 앞두고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며, 콘클라베를 둘러싼 세계의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목자: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 (Robert Francis Prevost)

레오 14세

이러한 관심과 약간의 소란 속에서, 2025년 5월 8일, 마침내 제267대 교황으로 레오 14세가 선출되었습니다.

그의 본명은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Robert Francis Prevost)입니다.

미국 출신 첫 교황

레오 14세는 195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습니다. 미국 역사상 첫 번째 교황이라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다채로운 사목 경험

그는 아우구스티노회 소속으로, 특히 페루에서 약 20년간 선교사 및 교구장으로 봉사하며 빈민들과 함께한 경험이 풍부합니다. 페루 시민권을 취득하기도 했을 만큼 현지에서의 삶에 깊이 관여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로마로 돌아와 교황청 주교부 장관을 역임하며 교회의 행정 경험도 쌓았고,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추기경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온건한 개혁가, 소통 능력

레오 14세는 5개 국어에 능통하며, 온화하고 소통을 중시하는 성품을 지닌 '조용한 개혁가' 스타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레오 14세의 선출, 바티칸의 미래는?


미국 출신의 첫 교황,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오랜 사목 경험을 가진 레오 14세의 선출은 가톨릭 교회 안팎으로 여러 가지 의미와 기대를 갖게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산 계승과 새로운 비전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 자비와 포용의 교회를 강조하며 많은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레오 14세 역시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으면서도, 그만의 방식으로 교회를 이끌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그의 페루에서의 경험은 사회 정의와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을 더욱 구체화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북미 교회의 역할 증대와 국제적 영향력

미국 출신 교황의 등장은 전 세계 가톨릭 교회 내에서 북미 교회의 역할과 위상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제 사회에서 바티칸의 외교적 영향력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교회의 당면 과제 해결

현대 사회 속에서 가톨릭 교회가 직면한 여러 도전들, 예를 들어 세속화 문제, 내부 개혁 요구,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레오 14세가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그가 교황명으로 '레오'를 선택한 것 역시 과거 여러 레오 교황들이 사회 문제와 교회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찰했던 역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선출 직후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레오 14세는 전 세계를 향해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의 첫 메시지와 앞으로의 행보는 바티칸의 미래, 그리고 가톨릭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입니다.

 

결론: 새로운 시대, 새로운 희망을 안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이라는 큰 슬픔 뒤에 찾아온 레오 14세 교황의 선출은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위로를 주고 있습니다. 콘클라베라는 유서 깊은 전통을 통해 선출된 새 교황이 혼란스럽고 변화무쌍한 이 시대에 어떤 빛을 비춰줄지, 그의 여정에 따뜻한 관심과 기도를 보내야 할 때입니다.
미국 출신의 첫 교황, 가난한 이들과 함께했던 사목자, 레오 14세가 이끌어갈 바티칸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그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만들어갈 새로운 역사를 함께 주목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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